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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뷰티 라이프

머리 길면 촌스러웠던 시절과 21세기 긴 생머리 트렌드

by 아눈나키1 2023. 1. 4.

언제부터인가 한국 여성들의 머리 길이가 길어도 너무 길어 보입니다. 학생들도 두발 자유이니 거의 허리까지 긴 경우도 종종 보이고요. 중년 여성들도 긴 생머리는 그냥 예사로 하고 다닙니다. 21세기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인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머리가 지나치게 길면 촌스럽다는 인식이 강했었습니다. 인공 파마가 나름 부티나는 트렌드였던지 긴 생머리를 하고 다니면 빈티 나고 촌스럽고 심지어는 공순이 머리라고 지칭할 정도였습니다.

 

1980년대 공순이 머리를 대표한 긴 생머리

 

 

1980년대 중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 공순이란 말은 촌스러움의 대명사 같은 표현이었습니다. 듣는 공순이들은 기분이 나빴겠지만요. 학창 시절 근처 작은 공장에서 일하는 언니들의 헤어 스타일을 보면 죄다 길었던 것 같긴 합니다. 일하기 불편했을 텐데도 긴 머리를 질끈 묶고 다닌 이유를 모르겠는데요. 아마 시골에서 상경한 분들이라 마땅히 미용실 갈 여력도 없고 머리는 길어야 한다는 보수적인 인식이 강해서 그런 거였나 싶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1970년대 대학생들이 공장 등으로 위장 취업한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요. 그때 미국에는 히피이즘의 발로로 긴 생머리가 나름 페미니스트를 상징하였기에 나름 지식인들이 퍼뜨린 유행 트렌드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1970년대 아가씨들도 긴 생머리를 휘날리고 다니는 경우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공순이 머리가 청순함을 상징하게 된 계기

 

 

그렇게 1990년대 후반까지는 긴 생머리는 도시에서는 촌스러운 스타일로 규정하고 살았는데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데뷔한 전지현이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로 산뜻하게 등장한 이후로 점차로 긴 생머리를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보편적인 스타일이었다기 보다는 그냥 이미지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 활발하게 하는 워킹 우먼이 대세였던지라 활동하기에 편한 스타일은 치렁치렁한 긴 생머리보다는 펌 헤어라던가 짧은 커트 혹은 묶은 스타일이 세련되어 보였던 거죠.

 

멋 부리기 좋아하는 여학생들 그리고 유한부인의 헤어 스타일로 자리 잡은 긴 머리

 

 

 

2020년대 한국의 여학생들은 교복은 입되 화장과 두발은 완전 규제가 풀려 멋을 한껏 부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어설프게 어른 흉내를 낸다고 짧은 미니 스커로 만들어 입고 청순함은 청순함대로 추구하면서 멋모르는 섹시함도 시도하는 모양새인데요. 머리가 저리 길면 시간 아까워서 공부는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보통 한창 공부할 때는 긴 머리가 어지간히 성가시지 않을까 하는데요. 나름 그들의 트렌드라고 하니 그러려니 하긴 합니다. 그리고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 했을 50대의 긴 생머리는 이제 아주 보편적인 스타일로 보일 정도입니다. 뭐랄까 일하지 않고 시간 여유도 있으면서 젊음도 유지하고 딱히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긴 생머리를 고수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합니다. 풀고 다녀도 괜찮고 특별한 날에는 머리가 길수록 업스타일하기도 좋으니까요. 

 

이렇듯 과거에는 촌스러움의 상징이던 긴 생머리가 21세기에는 젊음과 여유의 상징이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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