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아이 키우는 분들은 당연히 챙기겠지만 그보다는 안전한 물티슈도 많이 나와있으니까 아무래도 코튼 소재의 손수건보다는 물티슈를 더 많이 이용하겠죠. 과거 이런 물티슈가 없던 시절에는 숙녀 전용템으로 손수건이 필수이던 시절이 있습니다. 물론 90년대 이전부터 계승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학창 시절에 만들던 손수건
가정시간에 그러니까 88년이나 89년쯤? 손바느질로 손수건을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를 놓은 것까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다양한 바느질 패턴을 배우면서 손수건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하기로 자신이 만든 손수건이라던가 시중에서 파는 손수건 조차고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주변에 별로 없던 것 같습니다. 다들 왈가닥이라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손수건에 얽힌 스토리들
놀 것 없던 옛날에는 여성들이 현재 휴대폰 들고 다니는 것만큼이나 손에서 놓지 않던 것이 바로 손수건이었습니다. 엄마는 항상 손에 거즈 손수건을 들고 다녔던 기억이 나고요. 아마 그래서 소풍 같은 거 가면 항상 수건 돌리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수건 돌리기를 했던 시대를 살았다니 웃음이 납니다. 요즘도 그런 수건 돌리기를 하면서 노는 사람이 있으려나 싶기도 하고요. 참 낭만적인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 때인가 노란 손수건 수필을 읽은 것인지 당시 전교조 출신 국어 선생이 흥미진진하게 얘기를 해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노란 손수건에 얽힌 스토리가 꽤 오랫동안 인상적으로 남습니다. 이것이 훗날 노무현 대통령을 상징하는 컬러가 될 줄이야.
지금 생각해 보면 초창기 전교조 선생들은 항상 수업은 안하고 흥미진진한 얘기를 하면서 이상한 철학을 고취시키곤 했던 것 같습니다. 매력 있는 용모에 첫사랑 얘기며 대학 시절 얘기며 그러다 정치에 관한 얘기도 하고 등등해서 따르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나중에 이 선생님들이 쫓겨났나 어쨌나 해서 시위 같은 것도 하고 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아주 뒤늦게 이 선생들이 전교조 출신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때는 좋았으나 생각해 보면 공부에 방해만 되는 분탕러였던 겁니다. 아무튼 손수건 얘기하다가 전교조 선생 얘기까지 회상하게 되네요.
80년대와 90년대 다른 이미지의 손수건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간혹 약간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은 여자여자한 사람들 중에 긴 머리를 손수건으로 묶고 다닌 사람들이 있어서 요즘도 그런 사람들이 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70년대는 마후라라고 해서 스카프를 머리에 묶고 다니는 젊은 여성 및 미시들도 많이 있던 것 같은데요. 거의 성인에 가까운 나름 숙녀처럼 보이는 언니들 중에는 머리를 땋고 손수건으로 묶거나 손수건으로 포니 테일 스타일로 묶고 다닌 사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고무줄이 없던 시대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당시에도 그게 멋있다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여자들 눈에는 일종의 끼 부리는 걸로 보였을 테죠. 표현은 못하겠지만 뭔가 여성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80년대 가수 이지연이 여성들에게 욕을 많이 먹은 이유가 아마 손수건 같은 장식을 많이 활용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90년대 이승연이 했던 수건 머리띠는 그전 시대와는 확연히 다른 여성들이 더 열광한 이상한 현상을 만들어 놓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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