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반 이영애가 광고한 아모레 마몽드 밍크 브라운 립스틱은 역대급 메가 히트를 기록한 제품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후로 흑갈색 립 제품이 유행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미 세계적인 립 컬러 트렌드가 흑갈색에 집중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80년대 말 서양에서 유행한 흑갈색 립스틱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반 갈색조의 립스틱을 세계 유명 모델 및 셀럽들이 화보 등에서 바르고 등장하면서 한국 시장에서도 발빠르게 제품화하게 됩니다. 거기에 서구적인 용모의 이영애가 바른 밍크 브라운 립스틱이 엄청 잘 어울린 덕분에 엄청 유행하게 된 것이고요. 이후로 와인빛이 강하게 드는 붉은 립스틱은 다소 잠잠해진 듯하면서 딥 브라운 컬러 즉 흑갈색 립스틱이 대대적으로 유행하게 됩니다.
밍크 브라운의 대안을 찾아 유사 컬러 대거 등장
흑갈색 밍크 브라운의 엄청난 성공 덕분에 다른 화장품 브랜드에서도 앞다두터 짙은 브라운 계열 신제품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영애 빼고는 다들 투머치 고스족이 따로 없어 보입니다. 해도 해도 너무할 정도로 입술을 칠흑같이 만드려고 했던 거죠. 중요한 건 어두운 갈색이 아닌 서양인처럼 분위기 있고 그윽하게 섹시한 느낌의 컬러 그러데이션이었는데 말입니다. 실제 위 모델들처럼 바르고 다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을 겁니다. 딱 이영애의 밍크 브라운 컬러까지가 마지노선이었습니다.
흑갈색 립스틱이 유행한 이유
90년대는 화장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이때까지도 벤치 마킹할 곳은 일본보다는 서양의 화장 스타일을 더 많이 참고했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서양에는 화사한 톤보다는 차분하고 성숙해 보이는 컬러에 집중했고 한국 화장품 시장은 이와 같은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입체 화장이 유행했고 그러다 보니 눈매를 더욱 강조하느라 입술색은 다소 톤다운된 측면이 있던 겁니다.
립스틱으로 눈화장이 더 진해짐
보통 입술 컬러는 약간 붉은기가 가미되어야 아름다운 법인데 당시에는 입술에 붉은기가 아닌 흑빛을 발라 놨으니 눈 화장을 하지 않으면 얼굴색이 더 안 좋아 보였을 겁니다. 그래서 두꺼운 베이스 화장에 완벽한 눈 화장이 선행되어야 갈색 립스틱도 그럭저럭 어울릴 수 있던 겁니다. 만일 눈 화장을 생략하고 저런 립스틱만 바르고 다닌다면 아마 정상처럼 보이진 않을 겁니다. 그래서 90년대 화장이 더 진해 보였던 이유이고 어찌 보면 더 아름답고 성숙해 보였던 이유도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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