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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뷰티 라이프

1990년대 인기 화장품 크리니크에 관하여

by 아눈나키1 2022. 10. 31.

이십 대 초반 시절에 화장품 크리니크가 제일 좋은 화장품인 줄 알고 지낸 적이 있습니다. 백화점에 흰 가운을 입고 비교적 전문가처럼 보이는 판매원들을 보면서 엄청 신뢰가 갔기 때문입니다. 크리니크 화장품을 바르면 여드름도 없어지고 피부도 개선되고 좋아지는 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워낙에 국내 화장품 시장이 열악한 것도 있었고 크리니크 화장품이 마케팅을 잘한 것도 있었고요.

 

백화점에서 드러그 스토어로 밀린 크리니크 화장품의 리즈템

 

최근 올리브영 등의 매장에서 크리니크 화장품을 볼 때마다 옛날 화려했던 크리니크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잘 나가던 브랜드가 로드샵에서, 다른 브랜드 사이에 끼여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좀 안쓰럽더라고요. 그렇다고 화장품 성분이 변한 것도 아닐 테고요. 가격이야 조금씩 오르기는 했을 것 같지만 다른 백화점 화장품에 비해서는 오히려 저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드름 치료로 유명했던 크리니크 리즈템

 

크리니크의 스테디 셀러는 노란색의 로션입니다. 부드러운 포뮬러와 부담 없는 성분으로 큰 부작용도 없지만 딱히 효과가 큰 것도 아닌데 당시에는 왜 그렇게 좋아했나 모르겠습니다. 90년대는 화장품 시장이 워낙 열악했고 그런 만큼 에스티로더 계열 브랜드가 독보적인 시장 장악을 했습니다. 크리니크는 백화점에서는 중저가에 해당하는 편이었지만 대중 친화적이고 대중이 구입하기에 아주 부담스러운 금액도 아니라서 접근이 쉬운 편이었고요.

 

하얀 가운 입은 판매원

나중에 안 사실이긴 하지만, 판매원은 그저 전문 연구원도 아닌 흰색 가운을 입은 판매원뿐이란 사실입니다. 당시만해도 엄청 전문가처럼 보였기 때문에 사실 화장품을 신뢰했다기보다 가운을 입은 직원들을 더 신뢰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 하얀 가운을 입은 유일한 직원들이 보이면 그들이 화장품을 파는 사람으로 보이기보다는 마치 연구원이나 의사 약사처럼 보이지 않겠어요? 90년대는 그게 또 먹혔던 시절이라서 말입니다.

 

뒷방 늙은이가 된 크리니크

 

이제 크리니크는 완전히 뒷방 늙은이 브랜드로 전락했습니다. 여전히 크리니크 제품을 좋아하고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크리니크에만 머물기에는 너무 좋고 저렴한 제품이 널렸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성 여드름 환자라면 크리니크의 보라색 스킨을 추천하고 번지지 않는 마스카라를 원한다면 크리니크의 제품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시슬리는 비싸고 그에 못지않은 질감과 효과를 원한다면 크리니크의 노란 로션도 조심스럽게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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